강원도 고성 민박 바람,일다 운영중단을 알리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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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오후 어머니께 전화를 받았습니다. 업무시간중에는 잘 안하시는데 말이지요. 급한 일인가 싶어 얼른 받았는데, 지난 주말동안 7,8월 성수기 예약문의만 스무통을 넘게 받았다며 이제 민박 바람,일다 블로그 좀 내리랍니다. 그제서야 지난 주말을 끝으로 예약을 받지 않기로 했던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재계약을 안하겠다고 하니 운영을 중단하고 이사나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정성들여 취재하고 올렸던 포스트들을 비공개로 전환하면서 느꼈던 기분을 뭐라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운영을 중단한다는 글만 남기고 모두 접은 후 어머니께 카톡을 드렸더니 답이 옵니다.’마음이 쎄~~~하네…  비도 오고… 블로그를 너무 잘 해놔서 손님들이 항상 칭찬했는데…’제 손 때 뭍은 블로그라고 제 기분도 이런데 왜 아니겠어요라며 공감도 해보고 그래도 떨쳐야지 어떡하느냐며 격려도 해보지만, 착잡함이 카톡창을 통해서도 잡힐 듯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아니나 다를까, 블로그 내렸다는 연락을 받고는 눈물이 그렇게 나더랍니다. 작년 6월13일에 오픈했으니 1년하고도 13일이 지났을 뿐인데, 그간의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을 겁니다. 4~5년은 꾸준히 해보시겠다며 임대한 건물에 비용과 공을 많이 들이기도 했거니와 힘들어 하시긴 했지만, 자기는 너무 재밌고 행복하다며 보냈던 시간이었으니 더 그랬을 것 같습니다. 문의하는 분들중 작년에 바람,일다 다녀온 사람이 강력히 추천해서 연락했다 경우가 많다는 사실에 무척 뿌듯하면서도 그만큼 안타깝고 아쉬움도 크다십니다.현실을 부정하고 싶었던건지, 문의한 손님들께 미안해서였는지 어머니는 이제 운영을 못하게 되었다는 말을 끝내 못하셨다 했습니다. 그냥 객실이 다 나가서 예약을 받을 수 없다고만 했답니다. 왜 그랬는지 당신도 모르겠답니다. 희한하게 이제 민박 안한다는 말이 입에서 안나오더래요. 마지막 주말동안 묵었던 손님, 중년의 부부 두쌍과 어울리면서도 결국 말하지 못했답니다. 여기에 꽂혔다며 앞으로 동해안은 여기만 올거라며 어머니께 말해주던 그 손님께 말못해 미안하다고도 했습니다. 얼마 후면 영업에 쓰던 전화번호도 사라질테니까요.그런 마음은 저 또한 크게 다르지 않았는가 봅니다. 어머니의 소회를 듣고 나서 다시 보니, 민박 바람,일다 블로그에 남겨놓은 유일한 글, 운영중단 포스트에는 이게 끝이 아니라는 뉘앙스가 심겨 있었습니다. 비록 위치는 달라지고 언제가 될 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을 뿐 민박 바람,일다를 운영하며 얽힌 이야기들을 간직하고 이어가고 싶었는가 봅니다.문의주신 많은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죄송하다 말씀드리구요.지난 1년간 멀리까지 찾아주신 분들, 관심갖고 연락주신 분들 모두께 진심을 담아 고마움을 전합니다. 여러분들 덕분에 놀랐고 재밌었고 뿌듯했고 행복했습니다. 

엄­마, 그간 멀리 고성에서 고생많으셨어요.너무 재밌다, 무척 행복하다, 내 나이에 일하고 사람들도 만나고 돈도 벌고 얼마나 좋으냐셨지만 왜 힘에 부치지 않았겠어요.그간 몸고생, 마음고생했던거 이제 내려놓으시고 충분히 쉬셔요.그리고 나서 다음을 또 생각해봐요. 이번에는 조금 천천히, 숨 돌려가면서요.엄­마랑 아들들, 며느리들 그리고 고사리손 손주들이 함께 만들어왔던 민박 바람,일다.운영중단일 뿐이에요, 영업종료 아니에요.